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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멘터리 탕가니카의 침팬지들 나는 짜파티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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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짜파티 요리사~~

탄자니아 사파리 관광지 Camp주방에서 일했던 우리 팀의 요리사 크리스티안은 관광객들이 주로 서양인인 관계로 양식에는 자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루샤에서 이 종열씨 부인에게 꼭 일 주일 동안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 팔자에 없는 이 먼곳 까지 와 떡하니 요리사라고 일하는데…. 문제는 돈이 있어도 음식을 만들 재료를 제대로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말이 요리사지 밥짓는 사람이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버렸다가 이제는 제법 한국 음식 만드는 흉내는 내곤 한다.

 

 처음에 된장찌개를 만들때면 물에다 대충 된장 풀어 끓여내오는  수준이었지만 한국 사람이 매운 맛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눈치껏 이 나라의 아주 톡쏘는 매운고추인 삐리삐리를 넣어 끓여내 우리는 호호 불어가며 그야말로 아프리카식 매운 된장찌개의 진수를 맛보곤 한다.

 

 그래도 그 열악한 와중에서 팀원들의 입맛을 돋구느라 매 끼니마다 나름대로 신경을 무지하게 쓸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입맛 없어 하는 기색만 보이면 모두 제 잘못인 양 눈치를 보는 모습이  민망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귀엽기조차 하다.

 

 그 와중에서 그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요리(?)는 무얼까? 그건 바로 수제비다. 밀가루를 반죽해 손으로 뚝뚝 잘라 넣은 멀건 국에 감자 쓸어 넣고 식탁에 냄비 체로 올려 놓으면 우리들은 고추가루 뿌려서 잘도 먹는다. 그러다 보니 팀원들이 입맛 없어 하는 기미만 보이면 잽싸게 수제비를 끓여 내온다. 국내에서는 삼청동 수제비가 맛있다고 거기까지 먹으러 가기도 하는데 내용물이야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맛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장담한다.

 

현지식으로 크리스티안이 자신있게 내놓는 것이 있다면 짜파티다. 온갖 야채를 삐리삐리로 버무려 밀가루로 부친 전병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워래는 인도의 난(Nan)이라는 음식과 탄자니아 전통 음식과 어우러져 생긴 음식이라는데 야채래야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안돼 양파, 당근, 토마토 정도다. (여기에 배추, 오이, 피망만 더 있어도 죽여줄텐데…) 게다가 삐리삐리가 없을 땐 우리가 가지고 간 고추장과 참치 캔을 섞어 마구 버무려 먹으니 한국식도 가미된 독특한 음식이다. 이걸 뚝뚝하지만 노릿노릿하게 구운 밀가루 전병에 싸먹으면 맛이 기가 막혀 순식간에 동나 버린다.

 

우우! 밀가루 떨어지고 야채 구하지 못해 짜파티 못 해먹으면 여기 있는 동안 무슨 樂으로 살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