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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멘터리 탕가니카의 침팬지들 우여곡절 끝 키고마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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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키고마에 도착하다.

마할레 국립공원을 가려면 키고마에서 배를 타고 탕가니카 호수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키고마까지는 다르에스살람에서 국내선을 타고 가야 한다. 다르에스살람 국내선 공항으로 가서 짐 체크를 하는데 무거운 장비는 나중에 이 종열 씨가 차로 운반하기로 하고 촬영용 기본 장비만 갖고 가는데도 오버 차지를 상당히 내다. 개인이 기내로 휴대하는 짐도 7Kg을 초과하면 안 되고 특히 문제는 카메라도 기내로 가져가지 못하고 수하물로 부치라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카메라는 안 된다고 하니까 절대로 기내로 휴대 반입 하지 못한다고 해 할 수 없이 카메라를 옷으로 칭칭 감아 수하물로 맡기다.

 

 카메라를 기내로 가져가겠다느니 절대로 안 된다느니 하며 실랑이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벌써 보딩 할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짐을 간신히 부치고 개인 휴대품 보안 검사대를 통과하는데 담당 직원이 선물로 갖고 간 홍삼차 곽을 뜯어보라는 둥, 옷으로 칭칭 감아 놓은 카메라 케이스를 열어보라 하는 통에 시간이 꽤 지체되어 이미 키고마행 비행기는 떠날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그래도 우리 팀이 타지 않은 관계로 비행기는 기다리고 있었는데 부랴부랴 올라타니 모두들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미안하기 그지없다.

 

 쌍발 프로펠러 비행기에는 백인과 일본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과 현지 흑인들로 꽉 차 있다. 에어컨이 없는 기내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현지 흑인들도 연신 줄줄 흐르는 땀을 닦느라 정신없다. 이런 후끈후끈한 열기 속에 4시간을 비행해 역사적인 마을인 키고마에 도착하다.

 

 David Livingston이 나일 강 근원을 탐사하러 탕가니카 호수 근처 콩고 내부로 들어간 후 행방불명이 되어 스탠리 경이 그를 찾으러 나섰다가 풍토병에 걸려 거의 죽기 직전인 그를 극적으로 만난 곳이 바로 이곳 키고마다. 다행스럽게 스탠리 경의 간호로 몸을 회복한 후 리빙스턴은 나일 강의 근원을 찾으려는 못 이룬 꿈을 이루고자 콩고 내부로 들어갔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키고마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정겨운데 잠시 지나다 보니 온갖 가게들이 즐비하고 장사꾼들로 떠들썩한 읍내가 나온다. 마치 우리나라 남대문 뒷골목 같이 온갖 의류를 비롯한 별의별 상품을 다 팔고 있는데 시세는 만만치 않다. 읍내를 지난 지 5분 쯤 지나자 규모가 어마어마한 집이 불쑥 나타나는데 이곳 행정관 집이란다. 그곳을 지나쳐 1 분여를 가자 성처럼 높은 담장이 둘러쳐 있는 힐탑 호텔이 나온다. 그 위치와 경관이 빼어난 이 호텔 소유주는 역시 인도 사람이다. 동아프리카의 상권을 쥐고 있는 인도 사람들, 그 아성을 뒤흔들러 중국 사람들이 부지런히 아프리카를 공략하러 달려드는데 현지인들은 이런 어마어마한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만만디 보다 더 더딘 억만디 같은 걸음으로 허위적 허위적 걷거나 그늘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다.

 

 곰베 국립공원을 가려면 탕가니카 호수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선착장을 바로 지나 언덕 위에 아름답게 지어져 있는 집들이 보인다. 이것이 바로 이 힐탑 호텔이다. 일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놀러 온다면 아무 생각 없이 쉬기에 꼭 알맞은 곳이다. 온갖 새소리가 아침잠을 깨우고 저 멀리 탕가니카 호수가 잔잔히 깔려 있는 이곳이다. 엊그제에는 한국에서 무상 원조로 지어주는 키고마 대교를 건설하는 기공식에 참석한 이 나라 대통령이 묵고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