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아간 뻥튀기 - 방은진 감독
오늘도 마스크와 모자로 중무장을 한 행자는 길 한가운데 나가 서 있다. 삶의 무게와는 달리 한없이 가벼운 뻥튀기를 어깨에 이고,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연신 손가락 하나를 흔들어 보이면서 카트에 끈을 달랑 묶어 둔 아들 재원이를 확인한다. 호두 과자 트럭이 등장하고, 뻥튀기를 흔들며 정신없이 차들 사이로 뛰어다니던 행자는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재원을 달래 보다가 조급한 마음에 카트 안에 넣는다. 잔돈 때문에 한참 실랑이가 벌어지던 때, 내리막을 따라 카트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한다.
2. 돼지와 셰익스피어 - 김 건 감독
돼지를 잃어버리고 셰익스피어를 배우다! 노총각 농부인 종수는 이웃 마을에서 새끼 돼지를 얻어 오던 길에 어떤 청년들에게 눈이 팔려 타고 있던 경운기를 논두렁에 쳐박는다. 청년들은 자기네들끼리 연극 놀이 하던 중이었는데, 종수는 돼지가 도망친 것도 잊어버리고 연극 구경에 빠진다.
3. 모퉁이의 남자 - 이진우 감독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는 한 소년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는 학생의 영화 속 등장 인물의 신기한 꿈과 경험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되고, 다시 하나의 모퉁이라는 공간으로 교묘하게 맞물린다. 또한 연인에 대한 집착과 망상, 질투의 감정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관계들이 교묘하게 맞물리며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4. 봄에 피어나다 - 정지연 감독
평온한 봄날, 연아는 수업 중 갑자기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같은 반의 반장인 성은은 공부 이외의 것에는 무심한 아이인데, 이상하게 연아에게 끌린다. 어느 날 점심 시간에 연아의 짝인 민영과 그 친구들은 몸의 냄새가 심해 진다며 음식을 거부하는 연아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려 하고, 성은이 충동적인 반감에 끼어 들게 된다. 그날 이후 연아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원래 사교성이 없는 성은은 반에서 더 고립된다. 성은은 연아의 생일날 연아의 동네까지 찾아가 보는데, 연아가 허겁지겁 무언가를 먹으며 집으로 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5. 아들의 여자 - 홍성훈 감독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에게 소녀가 불쑥 찾아온다. 남자에게는 하나뿐인 사고뭉치 아들이 있고, 소녀는 아들의 아이를 임신 중이다. 남자 친구가 군대로 도망가 버리자 소녀는 남자의 아버지를 찾아간 것이다. 소녀는 낙태 수술 비용을 요구하며 같이 가 달라고 한다.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소녀를 따라 나선다. 어린 소녀는 제 몸 하나 추스르는 것이 버겁고,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는 급작스런 손님의 방문으로 하루가 뒤엉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