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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멘터리 탕가니카의 침팬지들 게꾸로 할머니와의 대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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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꾸로 할머니와의 대화 1

1차 촬영 때부터 줄곧 게꾸로 할머니와 그녀의 양손녀 바피를 따라다니며 촬영한 관계로 이제
게꾸로 할머니와 바피는 우리 팀을 잘 알아보는 것 같고 나도 침팬지들을 만나게 되면 이들부터
찾게 되었다. 촬영을 거듭해 가면서 우리는 서로 간에 익숙하게 되었고 차차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침팬지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게꾸로 할머니로부터 직접 들어보자.

 

최 PD : 안녕하세요 할머니!

게꾸로 : 아우~~ 우후 우후 우후 우후(침팬지식 인사) 어, 이게 누구야 멀리 한국에서 온 MBC 촬영 팀의 최 PD잖아.  근디 이 먼데까지 와서 무슨 생고생이랴 그래.

최 PD : 고생은요 뭘, 덕분에 우리 이쁜 게꾸로 할머니를 만나게 됐잖아요.

게꾸로 : 아유 남사스럽게 이 나이에 이쁘긴 뭐가 이쁘다고,,,

최 PD : 제 눈에는 우리 할머니가 제일 이쁜데요. 인간들 여자는 아이나 노인네나 이쁘다고 하면  다들 좋아하는데.... 그런데 이거 아세요? 할머니하고 바피가 우리 프로그램 주인공인거.
그러니까 화면에 이쁘게 나와야 하잖아요.

게꾸로 : 자네들이 맨 날 시커먼 거 들고 우리만 따라다니니까 낌새는 챘긴 챘지. 근디 저 시커먼 게 뭐래유. 되게 무겁게 생겼는데.

최 PD : 카메라잖아요.

게꾸로 : 응 저게 카메라구먼. 근디 다른 사람들은 손에 들고 다니다 우리들을 보면 눈에다 대고 찰칵 찰칵 찍던데 이건 삼각 다리에다 올려놓고 찍네.

최 PD : 할머니가 여태까지 보신 것은 그냥 기념사진 찍는 카메라구요. 이건 방송용 카메라예요. 요즘 새로 나온 HD카메라죠.

게꾸로 : 아~ 아 알겠다. 여기서 약 200Km 떨어져 있는 곰베에 사는 우리 친척 네가 자랑하던데. 한 10년은 족히 됐을까. BB 뭐라든가 하는데 하고 내쇼날 조라고 했든가. 이거 나이만 먹어서리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그려. 이런 거 들고 와서 자기네들 찍어갔다고 자랑하던데. 여기는 이런 거 들고 자네가 첨 오는 거라 난 잘 모르지.

최 PD : 영국의 BBC 방송사 하구요 미국의 내쇼날 지오그래픽 이라는 제작사에요. 자연다큐멘터리 제작 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데지요. 

게꾸로 : 하여튼 얼마 안 있으면 저 세상으로 갈 나보다 우리 불쌍한 바피나 이쁘게 찍어줘요.
          시집이나 잘 가게.

최 PD : 얼마 안았으면 저 세상으로 가다니요?
게꾸로 : 내 나이 지금 45세 아니유. 우리 침팬지들 평균 수명이 50세니께 길어야 5년 밖에 안 남은 거 아니유. 근디 우리 불쌍한 바피가 이쁘게 잘 클라나 몰라.

최 PD : 당연하지요. 할머니가 이렇게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데. 잘 커서 할머니보다 훌륭한
          엄마가 될 꺼예요.

게꾸로 : 그렇게 된다면야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지.
         아이쿠 우리 일행이 저기 습지로 들어가네. 우리도 따라 들어가야겠네.
         자네들 저기는 아예 따라 들어올 생각 말게. 한번 빠지면 계속 빠지는 곳이니까.
         그럼 잘 가게 낼 보세나.


 침팬지들은 잘 때가 되면 높은 산으로 올라가거나 이렇게 습지 가운데로 들어가  자는 바람에 이들이 자는 모습을 촬영하기가 만만치 않다. 다음에 게꾸로 할머니에게 부탁해 자는 모습 좀 촬영하게 해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