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통신] DMZ 상공을 날다!!
DMZ 상공을 날다!!
지난 토요일 우리 DMZ 촬영 팀이 정전 이래 처음으로 DMZ 상공을 날며 항공촬영을 했다. 앗! 어떻게 그곳을 나를 수가 있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늘에서 본 DMZ가 어떻었냐는게 궁금한 게 아니라 어떻게 DMZ상공에서 항공촬영을 할 수가 있었느냐가 궁금한 것이다. 연유는 이렇다.
유네스코가 후원하고 있는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프랑스 항공사진자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이 한늘에서 본 한국의 특이한 모습과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지난 토요일 DMZ 상공을 나르며 공중 촬영을 했는데 정전 협정 이후 아군 헬기가 서쪽에서 동쪽 끝 155마일을 평행으로 날면서 공중 촬영을 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 방송 3사와 CNN 기자와 같이 본 DMZ 촬영 팀도 국방부에서 제공한 헬기를 동승해 DMZ 항공촬영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국방부와 유엔군사정전위원회의 적극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북측에도 통보되었다고 한다.
공격용 헬기가 선두를 인도하는대로 얀이 탄 헬기와 취재팀과 탄 헬기가 서쪽끝 DMZ로 접어들자 그 동안 수차례 돌아다녀 눈에 익숙한 DMZ가 내려다 보이고 서서히 흥분이 고조 되기 시작한다.
교하를 지나 태풍전망대가 보이고 임진강 위로 재두루미가 평화롭게 활공을 한다. 한탄강에 이어 드넓은 철원 평야와 토교저수지에 이르자 수많은 기러기가 마치 취재팀을 환영이라도 하듯 일제히 수면을 박차오른다. 지상에서 봤을때도 기러기가 일제히 날아오를 때면 하늘을 새까맣게 덮는 장관을 연출했었는데 공중에서 보니 이 또한 장관이다.
백골부대에서 촬영했던 출렁다리가 보이고 승리전망대가 을긋불긋 단풍 속에서 내려다 보인다. 이어서 연이은 산악지형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그 위를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을긋불긋 수가 놓여진 카페트를 미끄러지듯 가는 것 같다.
지지난 주엔 별로였었는데 지난주부터 이곳 중동부전선의 단풍이 본격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 같다.
그런데 동쪽으로 점점 나를수록 안개가 끼여 전망이 흐리다. 서부전선에서부터 창문을 열어놓고 연신 손을 비비며 촬영하던 얀이 가득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를 내려놓고 창문을 닫는다. 곧 이어 동해안에 다다르고 속초에 내려 급유를 한 헬기는 얀이 이날 저녁 일본으로 가야하는 바쁜 스케쥴 때문에 얀이 탄 헬기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직행해 갔고 취재팀이 탄 헬기는 처음 탑승했던 장소로 되돌아 왔다.
이로써 내 생애에서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은 DMZ 상공 항공촬영이 담다른 감회 속에 끝났고 얀과 DMZ 상공을 취재 촬영한 장면는 오늘 뉴스데스크에서 방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