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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는 살아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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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통신] 사단장님 사랑해요!!

작년에 벌어진 끔찍한 전방 XX부대 GP에서 벌어진 소초원 총기 난사사건 이후 국민들이 군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군에 근무하거나 군에 갓 입대할 아들을 둔 부모들의 불안감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군에 대한 불신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어 각 군 부대에서 벌이고 있는 강도 높은 병사들의 바람직한 병영생활 개혁운동인 ‘늘 푸른 병영운동’ 이나 ‘Green Zone 운동’은 때늦은 일이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당연히 이런 운동을 펼치지 않아도 벌써 이루어졌어야 할 병사들의 병영 생활이 뒤늦게나마 換骨奪胎할 한 것은 바로 아이러니칼하게도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었지만 전방 GP 총기 난사 사건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지 않은 개혁의 고삐를 바짝 쥐게 만든 단초가 된 것이다.

올 연초부터 자연다큐멘터리 ‘DMZ는 살아있다’를 제작하기 위해 동부전선부터 서부전선 전방 각 철책선 부대들을 돌아다니면서 병사들이 병영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70년대 말 속칭 유신군대 시절 입대해 선임병 들에게 갖은 욕설과 인격모독, 구타,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악한 시설의 막사에서 한숨과 눈물로 졸병 생활을 했었던 본인에게 병사들이 현대화된 막사에서 구타와 욕설은커녕 선임병이 후임병을 아끼고 보살피고 후임병은 선임병을 믿고 따르고, 지휘관들은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이 아닌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부하들을 이해와 사랑으로 이끄는 변화된 병영 생활을 보면서 이제는 군에 갈 아들을 둔 부모들은 아무 걱정하지 않고 안심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닌 전 스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아직 전 부대의 막사가 현대화 된 것은 아니지만 전방 각 GOP 부대마다 병사들이 각자 침대생활을 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는 샤워실과 세면장, 세탁기가 비치되어 있는 세탁실, 노래방이 있는 오락실 도서실 등 현대화된 편의시설이 한 막사에 다 갖추어진 따뜻한 통합막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다 그 추운 철책선 소초 근무를 제대로 할까, 유사시 적과 싸워 승리할 수 있는 강한 군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도 들 때도 있지만 강한 군대는 역시 상호 존중하고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유연함에서 만들어지지 일방적인 상의하달에 의한 명령과 훈련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확신한다.
이런 이미에서 지난주 철원에 있는 청성부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치루면서 30Kg이나 나가는 개인군장을 매고 야간 행군 훈련을 하는 병사들을 격려차 나온 사단장이 파이팅을 외치자 병사마다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사단장님 사랑해요” “그래 나도 사랑해, 모두들 수고 한다”하며 일일이 등을 두드려 주는 사단장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과 감동에 빠졌다.

“저에게는 유사시 전장에 나가 싸워 당당하게 승리하여야 하고 제가 데리고 있는 병사들이 국방의 의무를 자랑스럽게 수행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제대시켜야 할 두 가지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늘 푸른 병영 운동이 성공해야 하는데 이는 곧 병장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솔선수범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잘 따라주고 있는 우리 부대 병장들에게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인자하신 사단장님의 말씀이 귓전을 울린다.
‘마시자 마시자 압록강물을 다시 마시자!! 청성부대원들 파이팅!! 그대들은 6,25 한국전쟁에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구한 자랑스러운 용사들의 후배입니다.“ ”용장과 덕장 밑에 어찌 약졸이 있겠습니까? 사랑스런 사단장님두 파이팅입니다.“ 해마다 상서로운 새 鶴이 이곳으로 날아와 겨울을 보내고 돌아가는 것도 그대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려는 커다란 뜻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