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활빈파의 비밀... 2004. 11. 20
'조선에서 왔소이다’ 세 번째 이야기, 조선 양반 아니외다 편, 잘 보셨는지요. 이번 이야기는 조선에서 온 노비 삼식이가 어떻게 현대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는지와 조선 양반 윤덕형이 주모 유숙비를 구해주려다 어떤 고초를 겪는지를 보여주는 대립 구조였지요.
2회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사람들이 ‘과연 삼식이는 어떻게 된건가?’하는 의문을 가졌는데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밤거리에서 조폭을 만난 삼식이, 그들을 홍길동 장군이 세운 활빈당의 후예, 의적 무리라 생각하고 그들과 뜻을 같이하게 됩니다. 택견에 그리 능하고 총명한 삼식이가 현탁 (주먹쥐고 돌진하던 사나이)의 거짓말에 어찌 그리 쉽게 넘어간 걸까요?
조선 시대 노비였던 삼식이는 홍길동전의 열렬한 애독자였습니다. 신분 차별을 타파하고 새 세상을 만들자는 홍길동의 활빈 정신에 감읍한 삼식이, 현대로 오게되자 자신이 율도국에 온 것이 아닌가 행복해하지요. 그런 곳에서 만난 일당이 활빈파입니다.
‘조선에서 왔소이다’를 기획하면서 저는, ‘21세기 홍길동전’을 구상한 바 있습니다. 조선시대 광해군때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은 실로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허균은 서얼이나 천민 등이 지닌 재능을 누구보다 높이 평가했으며 사회적 차별에 가슴 아파 했습니다. 그러한 그의 혁명가적인 정신이 배인 작품이 홍길동전이지요.
하지만 허균은 이후 역모죄로 몰려 참수형에 처해지고 이후 한동안 홍길동전은 금서 취급을 받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반역죄 감이었지요. 재주는 출중하나 노비라는 신분에 매여 살던 삼식이는 택견 등의 무예를 수련하며 활빈당을 꿈꾸게 되지요.
그러던 삼식이가, 신분의 차별 없는 낙원 21세기에 오게 됩니다. 금서 홍길동전을 누구나 쉽게 읽고 즐기는 세상... 하지만 이곳 역시 현탁의 말따나 ‘여전히 돈 있는 자들이 상전행세를 하고’, ‘차용증서를 이용해 노비문서를 꾸미는’ 세상입니다.
조선 노비 삼식이, 그는 이제 이곳 21세기 서울에 새로운 활빈의 세상을 열려고 합니다.
조선 노비 삼식이와 조선 선비 윤덕형의 시간여행 모험담, 이제 네 번째 이야기를 기다려주세요.
Tip.1
삼식이가 사 준 한솔이 옷, 한솔이는 입어보며 ‘어쩜 이렇게 사이즈가 꼭 맞을까?’ 감탄합니다. 앞에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핑계로 팝콘을 공중에 던지고 한솔이를 안았던 삼식이, 실은 옷 치수를 재기위한 작전이었다네요. 현대의 옷 치수 사이즈를 모르는 삼식이, ‘어떤 사이즈를 찾으시는데요?’라는 점원의 질문에 재치있게 마네킹을 안아보며 답을 찾아냅니다. 옷 치수 재자고 그런 작업을? 좀 엉큼한 짓이었나요?
Tip. 2
기획일지에 올린 두개의 이야기, ‘21세기에 온 홍길동’은 현대판 활빈당을 만드는 삼식이의 이야기로 발전했습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온 조선 왕자’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발전했을까요? 조.왔.소 팀이 마련한 몇 가지 수수께끼 중 하나, 천천히 풀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