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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라스베가스 시즌6 #621 Rashomama (결혼식에 대한 네 사람의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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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Rashomama (결혼식에 대한 네 사람의 진술)

‘하나의 사물이나 사건을 놓고 보는 사람의 인식은 각자의 입장이나 견해, 이해관계에 따라 모두 다르다. 그래서 인생은 모호하고 진실도 그렇다. 때로 진실마저 만들어지고 무너지며 재구성된다.‘ 1950년 제12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제24회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 일본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든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Rashomon, 羅生門)‘이 제시한 주제입니다.
바로 일본의 근대 소설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892-1927)의 동명 단편인 ’나생문‘과 또 한편의 단편을 각색, 한 편의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현재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신인 작가의 등용문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이 바로 이 분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비를 피하려고 처마 밑에 서 있던 나무꾼과 승려 등, 행인들이 과거 자신들이 목격한 사건을 각자의 시각에서 말하게 됩니다. 한 사무라이의 아내가 남편 앞에서 산적에게 겁탈을 당하고 남편은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나무꾼은 나무를 베러 산에 올라가다가 시체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산적과 나무꾼, 승려와 행인, 피해자의 진술이 곳곳에서 어긋납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숨기고 싶은 내용은 숨기고 그 숨긴 내용을 윤색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내는 탓이죠.

결혼식장에서 변호사인 신랑 어머니가 아들부부가 탄 차 꽁무니에 끌려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신랑 어머니 시체와 2백 명의 목격자를 대상으로 무려 11시간에 걸쳐 현장 감식 작업을 끝낸 후, 잠시 동료들이 있는 식당에 들린 닉이 증거물이 실린 자신의 개인 차량(2004년식 포드 익스플로러)를 도난당합니다.
모든 증거물이 사라진 거죠. 결국, 그리섬 반장님, 새라, 닉, 그렉, 이 네 사람이 한 결혼식을 두고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술을 하게 됩니다.

새라는 결혼식장의 플라스틱 조화에서 위선의 냄새를 맡는 결혼 회의론자네요. 실제로 새라 역을 맡은 조자 폭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에피는 내 속 마음 그대로라 연기가 필요 없었다.’ 그런가하면 닉은 플라스틱 조화에서 장미향을 맡는 구제불능 로맨티스트고, 곤충학자인 그리섬 반장님은 시의 한 구절을 뇌까리며 무당벌레에 시선이 꽂힙니다.
그리고 흑백 화면으로 등장하는 그렉은 대사나 말투가 느와르 필름, ‘씬 시티(Sin City 2005)'를 그대로 닮아있습니다. 팜므 파탈이 누구냐구요? 신부 들러리죠.

그렉이 말하는 영화 ‘웨딩 크래셔(The Wedding Crasher, 2005)'는 오웬 윌슨, 빈스 본이 주연한 영화로 웨딩 파티를 쫓아다니며 공짜로 먹고, 마시고, 여자와 즐기고, 그리고 파티장을 억망으로 만드는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새라와 닉이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1999)’의 오리지날 음악입니다. 잔뜩 주눅이 들어 그리섬 반장님의 엄한 지시를 받는 순간에 그렉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폴 로저스(Paul Rodgers)의 보컬과 믹 랄프(Mick Ralph)의 기타로 유명한 영국의 하드락 밴드, ‘배드 컴퍼니(Bad Company)’의 ‘Feel Like Making Love'네요.

마지막 장면에서 그리섬 반장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I'm sure our stories are all the same.' 이곳에서 만은 자신의 입장이나 견해가 아닌, 객관적인 진실이 있다는 거죠. 나름 섹시한 닉의 벗은 몸, 단 두 마디의 대사로 등장하는 워릭 등을 포함, 저는 이 에피에 별 다섯 개를 주겠습니다.

(번역 작가 이 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