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이거스의 한 클럽에서 즐겁게 춤추는 청춘 남녀들이 몸을 맡기고 있는 흥겨운 노래는,
'더 바디라커스(The Bodyrocker)'의 '아이 라이크 더 웨이 유 무브(I like the way you move)'라는 곡입니다.
8월에 개봉했던 이재용 감독의 영화 '다세포 소녀'에도 삽입됐던 곡이죠.
보비트 사건이라고, 혹시 기억하시나요?
1993년에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일어났던 엽기적인 사건이었는데요.
아내 '로레나 보비트'가 구타와 성적 학대를 일삼던 남편 '존 보비트'의 성기를 싹둑, 잘라버린 끔찍한 사건이었죠. 독특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사건은, 이후로 끊임없는 모방 범죄를 낳기도 했고, 대중문화 속으로도 파고들어 '로레나 보비트'라는 제목의 노래도 나올 만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특이한 건, 그 사건의 피해자인 '존 보비트'가 접합수술 후, 잠시 포르노 스타로 활약했다는 사실입니다.
비극적인 사건을 비즈니스로 승화시킨 놀라운 생활력이라구요?
그런데 그 이유가 자신의 성기 접합수술 비용을 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니, 그 남자 인생도 참 어지간히 기구하네요. 이후로도 수 없이 많은 직업을 전전했는데, 목사님으로 재직한 적도 있다니 그야말로...
세상 참, 요지경입니다.
보비트 경우처럼, 아주 특이한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오늘은 CSI를 통해 자주 듣는 둔기 손상과 예기 손상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둔기(鈍器), 즉, 날이 없고 뭉툭한 망치, 벽돌 따위로 맞아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는 열상(裂傷)이라고 부릅니다.
가볍게 긁히는 찰과상(擦過傷)도 있구요.
피부 파열은 없이 피하에 출혈이 일어나는 좌상(contusion)도 둔기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손상입니다.
예기(銳器)란, 끝이 뾰족하거나 날이 예리한 흉기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칼이나 도끼날처럼 날이 있는 도구나, 깨진 유리 파편 같은 것이 예기에 속합니다.
예기손상으로 생길 수 있는 손상 중 절창(切創)은, 깊이 보다 길이가 길게 찢기는 상처를 말하구요.
칼, 드라이버, 송곳, 못 따위에 찔린 경우처럼 길이는 짧아도 깊숙이 들어간 상처는 자창(刺創)으로 분류합니다.
또 하나, 할창(割創)의 경우는 도끼나 대검, 삽처럼 비교적 날이 넓은 흉기로 찍힐 때 생기는 상처라네요.
이외에, 오늘 로빈스 박사님이 언급하신 방어흔(防禦痕)은 칼로 공격을 당할 때 방어하다가 생기는 상처로, 주로 손이나 팔의 외측에 생기는 상처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리섬 반장님이, 다소 과격한(?) 추리를 펼치는 장면이 보이는데요.
허벅지를 다쳤단 말에 '보비트'사건을 떠올리고 확인을 요구해서 내성적인 필립스를 당황하게 만드시더니, 세 사람이 동시에 성관계를 갖는 '쓰리섬(threesome)'의 경우를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서' 설명하시는 천연덕스러움까지...
뜨악해 하는 새신랑 워릭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
(번역 작가 이성희)